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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주이야기/태양계

[태양계]우주서 만든 태양광 전기, 지구로 끌어다 쓰는 시대 오나

by 맑음:D 2021. 3. 5.

우주서 만든 태양광 전기, 지구로 끌어다 쓰는 시대 오나

 

 

출처: 조선일보(2021.03.03)

위성서 태양광 발전 후 전파로 변환 실험 첫 성공

 

우주에서 만든 전기를 지구까지 전송/ 그래픽=백형선

 

미국 CNN 방송은 지난달 24일 해군이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소 관련 실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국제우주정거장이나 우주선은 태양전지판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우주 태양광 발전소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주에서 만든 전기를 지구나 다른 행성으로 전송하는 것이다. 우주 태양광 발전이 이뤄지면 지구의 에너지 문제는 손쉽게 해결된다. 과연 언제쯤 우주 전기를 끌어다 쓰는 시대가 올까.

 

◇우주에서 태양광 발전소 개념 첫 입증

CNN에 따르면 미 해군은 지난해 5월 무인(無人) 소형 우주왕복선인 X-37B에 ‘광전 라디오파 안테나 모듈(PRAM)’을 장착한 소형 위성을 실어 발사했다. 실험의 목표는 양전지로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바꾸고, 이를 전파인 마이크로파로 변환해 지구로 보내는 것이다. 지구에서 다시 마이크로파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면 일반 전기처럼 쓸 수 있다.

미 해군연구소의 폴 자페 박사는 “가로 세로 30㎝로 피자 박스만 한 PRAM 장치가 10와트의 전기를 전송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태블릿은 충분히 작동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는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에너지를 마이크로파로 바꾸는 에너지 변환 실험에 집중했으며, 본격적인 지구 전력 전송 실험은 다음 단계로 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주 태양광 발전소의 개념을 처음으로 지구가 아닌 우주 궤도에서 전용 장비로 실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과거 우주 태양광 발전을 위해 전기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실험이 여러 번 이뤄졌지만 모두 지구 안에 머물렀다. 연구 결과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마이크로파 저널’에 실렸다.

 

◇1940년대 아시모프의 SF소설서 시작

우주 태양광 발전소의 개념은 1941년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SF)에 처음 등장했다. 상용 연구는 일본이 앞서 있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교토대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1992년에는 모형 항공기에 마이크로파로 전기를 쏘아 30초간 비행시키는 데 성공했다. 2015년에는 1.8킬로와트의 전력을 마이크로파 형태로 55m 떨어진 안테나에 보내는 실험도 성공했다.

 

일본은 2008년 우주 태양광 발전을 국가 주요 연구 계획에 넣고 2050년대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도 같은 해 국방부가 우주 태양광 발전에 기술적 문제는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두 나라 외에 유럽과 러시아, 중국, 영국도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도 수년 내 우주 태양광 발전소용 소형 위성을 발사하기로 했다.

우주 태양광 발전은 지구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힌다. 지구에서는 해가 있는 낮에만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지만 우주에서는 24시간 전기를 만들 수 있다. 태양에너지도 우주가 더 세다. 태양광 중 청색광은 지구 대기에 막힌다. 하늘이 파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주에서는 청색광까지 쓸 수 있어 지구보다 11배나 강한 태양광 에너지를 전기로 바꿀 수 있다.

원하는 곳에 즉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자페 박사는 “우주에서 시카고로 전력을 보냈다가 1초도 안 돼 런던으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X-37B 무인 우주 왕복선. 지난해 우주 태양광 발전 실험 모듈을 우주로 보냈다./보잉

 

◇우주 로켓 비용 떨어지면서 경제성 높아져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98년 원자력발전소 10기에 해당하는 10기가와트급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205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수㎞ 길이에 무게가 1만t인 태양전지를 가진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계획하고 있다. 이 발전소를 지구 상공 3만6000㎞의 정지궤도에 띄워 1기가와트의 전력을 지구로 전송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우주에 화물을 보내는 비용이 워낙 비싸 경제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민간 우주기업들이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면서 운송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미 해군연구소의 자페 박사는 “우주에 하드웨어를 짓는 일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지난 10년 사이 그 비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