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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주이야기/우주여행&우주산업

[우주여행]“달 착륙선 개발 나도 끼워줘” 베이조스, 2조원 내놨다

by 맑음:D 2021. 7. 29.

“달 착륙선 개발 나도 끼워줘” 베이조스, 2조원 내놨다

NASA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가 제안…“개발비 모두 부담”

 

 

출처: 조선일보( 2021.07.27.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자비를 들여 유인(有人) 달착륙선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예산 부족으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제안한 달착륙선만 개발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자, 정부 예산을 받지 않을 테니 달 탐사에 참여만 시켜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베이조스까지 참여하면 기업들의 달 탐사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탐사 예산 부족, 민간 기업이 부담

1969년 아폴로 11호 우주인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 미국 정부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중단된 유인 달탐사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2024년에 다시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려는 계획으로 350억달러(약 40조4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달착륙선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베이조스는 이날 빌 넬슨 나사 국장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블루 오리진은 앞으로 3년간 아르테미스 달착륙선 개발비로 받을 돈을 최대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까지 포기하겠다”며 “나중에 받겠다는 것이 아니라 완전하고 항구적인 포기”라고 밝혔다.

블루 오리진(왼쪽)과 스페이스X(가운데), 다이네틱스(오른쪽)의 달착륙선 상상도. 나사의 달착륙선 개발 공모에서 삼파전을 벌였으나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최종 달착륙선 개발 대상으로 결정됐다./각 사

 

나사는 지난 4월 달착륙선 개발 사업자로 스페이스X를 선정, 29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당시 입찰에서는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방산기업 다이네틱스가 삼파전을 벌였다. 세 회사 모두 지난해부터 나사의 지원을 받아 설계 작업을 진행했다.

당초 나사는 의회에 달착륙선 개발 예산으로 33억달러를 요청했지만 8억5000만달러를 받는 데 그쳤다. 예산이 달리자 나사는 스페이스X만 마지막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베이조스는 이날 “나사는 원래의 경쟁 전략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경쟁이 없으면 단기 계약에서 일정 지연이나 설계 변경, 예산 초과가 발생하면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은 자사 달착륙선 블루문이 아폴로 달착륙선처럼 여러 부분으로 나뉘는 모듈형이어서 우주로켓에 맞춰 형태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연료로 수소를 사용해 장차 달의 얼음에서 분리한 수소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스페이스X는 50m 높이 일체형 우주선으로 대형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로켓에서 우주선, 착륙선까지 민간 주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각 단계는 이미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아폴로 우주선은 새턴 로켓에 실려 바로 달로 갔지만, 아르테미스에서는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이라는 로켓이 발사한 오리온 우주선이 루나 게이트웨이라는 달 궤도의 우주정거장으로 먼저 간다. 우주인은 이곳에서 달착륙선으로 갈아타고 달로 간다.

미국 보잉과 프랑스 아리안이 SLS 로켓을 개발해 올해 시험 발사한다. 오리온 우주선은 미국 록히드마틴과 독일 에어버스가 공동 개발해 2021년 무인 시험 비행에 이어 2023년 첫 유인 시험 비행을 한다. 우주인에 앞서 각종 탐사 장비를 달에 보낼 무인 착륙선도 오비트비욘드, 애스트로보틱 테크놀로지 등 민간 기업이 나사와 계약을 맺고 운용한다.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는 2030년 달 표면을 탐사할 로봇차량을 개발하기로 했다.

달탐사에 민간 참여가 확대되는 것은 그동안 우주개발에서 기업들이 능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을 개발해 발사 비용을 절반으로 줄였다. 우주정거장 화물 운송을 전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우주인 수송에도 성공했다. 또 전기전자 기술의 발전으로 민간 기업들도 독자적으로 고성능 우주선과 우주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 지원을 받아 각종 달 탐사장비를 달로 실어갈 무인 착륙선들. 왼쪽부터 애스트로보틱 테크놀러지, 인튜이브티 머신, 오비트비욘드의 착륙선이다./각 사

 

◇극한기술 검증하고 달 자원도 확보

기업들은 달을 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 주목하고 있다. 우주정거장이나 지구 저궤도 위성은 수백㎞ 상공에 있지만 달은 38만4000㎞ 떨어져 있다. 이창진 건국대 교수는 “달 탐사를 위해 개발된 극한 기술은 화성 탐사뿐 아니라 지구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달은 자원도 풍부하다. 대기가 희박해 태양광이 그대로 쏟아진다. 이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달의 얼음을 분해하면 우주로켓에 쓸 산소와 수소를 쉽게 공급할 수 있다. 핵융합 발전의 연료가 되는 헬륨도 풍부하다. 기업들은 자원이 풍부한 소행성을 달 주변으로 끌고와 채굴하는 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아르테미스 협정에 정식 서명하면서 미국 주도의 달 탐사에 참여할 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