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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주이야기/블랙홀

[블랙홀]블랙홀로 빠져드는 물질, 강력한 자기장에 좌우된다

by 맑음:D 2021. 4. 2.

블랙홀로 빠져드는 물질, 강력한 자기장에 좌우된다

출처: 조선일보(2021.03.24 /유지한기자)

 

 

블랙홀 모습./천문연

 

블랙홀이 물질을 빨아들이고 내뱉는 과정이 밝혀졌다.

최초의 블랙홀 영상을 공개한 EHT 국제 공동 연구진은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특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며 나아가는 빛) 관측 영상을 24일 공개했다. 천문학자들이 블랙홀의 가장자리에서 강한 자기장의 증거인 편광을 관측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 24일 자에 두 편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블랙홀은 주변에서 물질을 끌어들이는 한편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블랙홀로 유입된 물질의 일부는 방출되고 일부는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블랙홀의 중력에 포획되기 직전에 빠져나가는 물질은 에너지를 양쪽 방향으로 강력하게 뿜어내는 제트의 형태로 우주로 멀리 날아간다. 하지만 블랙홀 주변의 물질 유입과 방출 기작이 무엇인지 그리고 M87 같은 거대 타원은하의 중심에서 어떻게 은하 크기보다 더 큰 제트가 발생할 수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65개 기관 30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EHT 연구진은 M87에 대한 관측과 분석을 수행한 결과, M87 블랙홀 주변의 빛이 상당 부분이 편광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앞서 연구진은 2019년 4월 10일 처녀자리은하단에 속한 M87 중심부의 블랙홀 이미지를 최초로 공개했다.

블랙홀./천문연

 

편광 관측은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량을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번 편광 관측 영상을 통해 M87 블랙홀의 가장자리 빛의 고리가 강하게 자기화돼 있음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연구진은 블랙홀 주변에 예상보다 훨씬 강한 자기장이 존재함을 알아냈다. 자기장 구조를 통해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과 방출이 일어나는 영역을 최초로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HT 이론연구그룹 연구책임자인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 제이슨 덱스터 교수는 “이번 영상을 통해 M87 블랙홀 주변부의 강력한 자기장이 어떻게 초대질량 블랙홀과 제트의 형성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다”며 “M87 블랙홀 주변의 뜨거운 가스 일부는 가장자리의 강한 자기장의 압력으로 블랙홀 중심의 강한 중력에너지를 이기고 밖으로 밀려 멀리 제트의 형태로 날아가고, 나머지 일부는 자기장에 끌려 사건의 지평선으로 나선운동하며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EHT 한국 연구진을 이끄는 천문연 손봉원 박사는 “우리는 EHT 연구의 일환으로 천문연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M87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과 제트 등의 추가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KVN 기술을 활용할 차세대 EHT는 블랙홀 관측과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고 말했다.